사진=스카이데일리


[이슈라인=장사라 기자] 서울 명동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팬데믹으로 공실률이 50%를 넘어서며 ‘유령 거리’라는 오명을 썼던 명동이, 최근 가장 빠르게 되살아나는 핵심 상권으로 재부상했다. 특히 롯데의 과감한 리뉴얼 투자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맞물리며, 명동은 다시 사람들의 발길로 가득 찬 거리로 돌아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명동의 상가 공실률은 2022년 2분기 52.5%에서 최근 4.9%로 급격히 하락했다. 거리 곳곳은 중국·일본 관광객부터 동남아·미국 관광객까지, 다양한 언어의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업계에서는 “명동은 완전히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명동 부활의 중심에는 단연 롯데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 롯데백화점은 Young Plaza를 전면 리뉴얼하며 ‘Lotte Town Myeongdong’이라는 새로운 복합 문화·쇼핑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2003년 브랜드 변경 이후 가장 큰 변화로, 단순 백화점이 아니라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 중심 공간으로의 탈바꿈을 목표로 한다. 롯데 관계자는 “명동은 상징적이지만 오래된 상권이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 문화를 선도할 혁신이 필요했다”며 “명동을 다시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만들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명동의 소비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처럼 화장품과 패션 중심의 일방향 소비가 아니라, K-간식과 스트리트 푸드, 포토 스폿, 체험형 쇼룸, SNS 콘텐츠 중심 매장 등이 늘어나며 ‘보는 거리’에서 ‘경험하는 거리’로 진화했다. 거리의 간판과 조명도 영상·사진에 잘 담기도록 재구성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생산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다만 상권 부활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공실률 하락과 함께 임대료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소상공인이 유입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명동 상권 회복이 ‘관광객 중심’에만 머무르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일상 소비를 유도하는 생활형 콘텐츠를 함께 늘려 관광 소비와 지역 소비가 균형을 이루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명동의 회복은 의미가 크다. 팬데믹 이후 전국 곳곳에서 침체된 상권이 늘어나는 가운데, 명동은 대규모 투자와 새로운 공간 전략을 통해 쇠퇴 상권이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명동의 부활은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며 “롯데의 투자와 관광 회복, 소비 트렌드 변화가 삼각형을 그리며 시너지를 냈다”고 평가했다.

명동은 지금, 서울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형 상권 실험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